언어습득2 언어를 잊는다는 것 (언어 망각, 헷갈림, 언어 마모 지연) 영어로 대화하다가 갑자기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잠깐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한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 '혹시 한국어를 잊어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모국어를 잊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게 진행됩니다.언어 망각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언어를 잊는다고 하면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더니 말이 통째로 사라진 것처럼 상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언어학에서는 이 현상을 언어 마모(language attrition)라고 부릅니다. 언어 마모란 특정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 해당 언어 능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집을 오래 방치하면 지붕부터 조.. 2026. 5. 28. 여러 언어 동시 학습 (결정적 시기, 피어스 이론, 언어 전환 시점) "영어도 아직 부족한데 프랑스어까지 시작해도 될까?" 저도 시카고 교환학생 시절에 똑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기숙사에서 만난 독일 친구 때문에 독일어가 궁금해지고, 일본인 룸메이트 덕분에 듀오링고에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세 언어를 동시에 붙잡고 있다가 전부 엉키고 말았습니다.결정적 시기가 지난 후, 동시 학습은 정말 괜찮을까언어 습득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입니다. 결정적 시기란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가장 높은 시기로 언어를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가리킵니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구조를 재편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말 그대로 스펀지처럼 .. 2026.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