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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 (타밀어와 아람어, 이집트어, 수메르어)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이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저는 복수 전공으로 역사를 선택할 만큼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고대 이집트를 공부하면서 건축물과 문화에 완전히 빠져든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든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언어로 소통했을까? 그리고 그 언어는 지금도 살아있을까? 언어가 언제 시작됐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인류가 처음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시작한 시점에는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어학자들이 사용하는 기준이 바로 문헌 기록(written record)입니다. 여기서 문헌 기록이란 해당 언어가 실제로 문자로 새겨지거나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를 말합니다. 쉽.. 2026. 5. 10.
옛날 언어의 발음 (비교언어학, 음운변화, 뜻밖의 힌트) 셰익스피어 시대 사람들이 읽었던 영어가 지금 우리가 듣는 영어와 전혀 다른 소리였다면 어떨까요? 저는 MBTI N 성향답게 이런 상상을 꽤 자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언어학자들이 실제로 연구하고 복원해 내는 분야라니 아주 흥미롭습니다. 비교언어학을 통한 언어의 과거 파헤치기처음 비교언어학(Comparative Linguistics)이라는 분야를 접했을 때의 흥분되는 기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언어들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 비교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학사 교환학생 신분으로 대학원 강의를 듣기도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저의 열정에 특별히 허가를 해주셔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돌아와서 비교언어학이란 서로 관련 있는 언어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해 공통 조상 언어의 모습을 추적하는 학문입니.. 2026. 5. 9.
영어 시간 여행 (통시적 변화, 문법 화석, 언어 분기) 영화나 드라마에서 중세를 배경으로 한 장면이 나올 때, 귀를 쫑긋 세워도 도무지 못 알아듣겠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영국 산업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보다가 "내 영어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됐나" 싶어 좌절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영어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그리고 현대인이 과거로 돌아가면 실제로 의사소통이 가능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통시적 변화: 영어는 얼마나 달라졌는가언어학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 변화를 통시적 변화(diachronic change)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통시적 변화란, 한 언어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에 걸쳐 발음·어휘·문법 전반에 걸쳐 변해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영어의 경우 이 변화의 폭이 특히 극.. 2026. 5. 9.
영어 불규칙 동사 (언어 화석, 강동사, 다국어 혼합과 유추) 영어에는 약 180개의 불규칙 동사가 존재합니다.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걸 다 외워야 하나'보다 '이게 왜 이렇게 많이 살아남아 있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불규칙 동사는 설명하기 가장 까다로운 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불규칙 동사가 영어의 역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오히려 이 예외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불규칙 동사의 정체: 언어 화석영어의 불규칙 동사는 무작위로 생겨난 예외가 아닙니다. 이것들은 고대 영어(Old English) 시대의 문법 체계, 그중에서도 강동사(strong verbs)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강동사란 과거형을 만들 때 어미를 붙이는 대신 단어 내부의 모음 자체를 바꾸는 방식을 사용하는 동사를 말.. 2026. 5. 9.
어순과 사고 (언어구조, 기억방식, 사피어-워프 가설) 토플 학원에서 듣기 평가 오답지를 받아 들고 멍하니 앉아 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다른 단어들은 들렸는데 유독 동사만 안 들렸습니다. 그때는 그냥 집중력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언어 구조 자체가 제 뇌의 집중 패턴을 통째로 관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언어구조가 다르면 집중하는 위치도 다르다일반적으로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 단순히 어휘나 문법이 부족한 탓이라고들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토플 학원을 다니던 시절, 제 오답 패턴을 뜯어보니 단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동사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제 귀가 반응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왜 일어나는지는 통사 구조(syntax)를 이해하면 설명이 됩니다. 통사 구조란 문장 안에서 주.. 2026. 5. 7.
영어 강세 (중요성, 모국어 간섭, 발음 교정) 영어를 꽤 오래 공부했는데도 원어민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단어만 많이 알면 통하겠지 했는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제가 발음한 단어를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해 어색한 침묵이 흐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 원인이 단어 강세 하나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솔직히 허탈하기도 했고 동시에 "이거 제대로 잡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단어 강세, 왜 이렇게 중요한가단어 강세(word stress)란 여러 음절로 이루어진 단어에서 특정 음절을 더 강하고 길게, 때로는 더 높게 발음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음절(syllable)이란 모음을 중심으로 묶이는 발음의 단위로, 예를 들어 "computer"는 com-pu-ter 세 음절로 구성됩니다. 일반적으로.. 2026.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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