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중언어5

이중언어 사용은 어떤 느낌일까 (넓어진 세상, 언어 충돌, 언어퇴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믿기 어려웠습니다. 단일언어 환경에서 자라다 보면 두 언어를 자유자재로 쓰는 사람이 특별한 소수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영어 실력이 직장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되고 나니 이중언어 사용자가 경험하는 세계가 단순히 언어 하나 더 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습니다.언어로 넓어진 세상 저는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Dance Moms라는 미국 프로그램을 유튜브 클립으로 즐겨 봤습니다. 문제는 한국어 자막이 달린 클립의 수가 한정적이었다는 겁니다. 더 보고 싶어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이 다시 그 클립들을 보여줬고, 자막 없는 클립들을 그.. 2026. 5. 31.
언어를 잊는다는 것 (언어 망각, 헷갈림, 언어 마모 지연) 영어로 대화하다가 갑자기 한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잠깐 멈칫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한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반복되다 보니 '혹시 한국어를 잊어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모국어를 잊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게 진행됩니다.언어 망각은 갑자기 오지 않는다언어를 잊는다고 하면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더니 말이 통째로 사라진 것처럼 상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언어학에서는 이 현상을 언어 마모(language attrition)라고 부릅니다. 언어 마모란 특정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 해당 언어 능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집을 오래 방치하면 지붕부터 조.. 2026. 5. 28.
이중언어 사용의 장점 (치매예방, 사회적 맥락, 기술의 발전)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한때 제가 이중언어 사용자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습니다. 미국에서 언어학 수업을 듣던 시절, 교수님이 "여러분도 이중언어 사용자입니다"라고 하셨을 때 속으로 '이 정도 영어 실력도 이중언어로 쳐주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중 언어는 제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왔습니다. 조사를 하다 보니 이중 언어의 장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치매 예방과 언어의 관계, 데이터가 말해줍니다한 번은 기사에서 이중언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보다 치매 발병률이 낮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냥 흥미로운 이야기 정도로 넘겼는데, 언어학을 더 공부하면서 이게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두 언어 이상을 구사하는 사람일수록 치매 발병 시점이 더 늦춰지는 .. 2026. 5. 15.
아이들의 언어 습득 (발달 단계, 이중언어, Critical Period) 대학에서 언어 발달 과정에 대한 수업을 들을 때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발달의 각 단계별로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꼼꼼하게 배웠는데, 정작 "어떻게" 언어가 습득되는지는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교수님도 그건 아직 학계에서 풀리지 않은 비밀이라고 했고, 언어 습득의 비밀을 알고 싶었던 저는 망연자실하고 말았습니다.뱃속에서부터 시작되는 언어 발달 단계아이들이 언어를 태어나기도 전부터 익힌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는 많이 놀랐습니다. 임신 약 30주가 되면 태아는 청각 능력을 갖추기 시작하고, 바로 이 시점부터 언어 입력이 시작됩니다. University of Washington, Stockholm, Helsinki 공동 연구팀이 EEG(뇌파 검사)를 활용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태아는 자궁 안에서 반.. 2026. 5. 14.
언어학 현상 (야만어, 과잉교정, 혀끝현상) 규칙에서 벗어난 언어는 야만어인가?언어학에는 오래된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분석하려는 기술주의(descriptivism) 그리고 언어에는 지켜야 할 올바른 규칙이 존재한다고 보고 그 기준에서 벗어난 표현을 교정하려는 규범주의(prescriptivism)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영어 학원 강사로 일하던 시절 철저히 규범주의자의 입장에 서 있으려 했습니다. 학생들의 목표는 시험이었고, 시험은 정확성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수일치, 시제 일치, 관계대명사 용법 같은 규칙들을 반복해서 가르치며 “틀리지 않는 영어”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 나와 실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그 기준이 얼마나 제한적인 시각이었는지를 체감하게 되었습.. 2026. 5. 11.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